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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에 우는 세계 3대 골프용품 시장

알리, 테무 등 해외 플랫폼서 위조 골프용품 활개 국산 브랜드 두미나, 엑스넬스코리아 짝퉁 수두룩

짝퉁 골프용품이 상당수 거래되는 테무. 사진_테무


최근 논란이던 해외직구 규제대책인 ‘KC(국가통합인증마크) 미인증 제품 직구 금지’가 재검토에 들어갔다. 13세 미만 아동용으로 제한됐지만 스포츠 용품도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장기적으로 성인용 골프용품도 포함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됐었다. KC 미인증 제품 직구 금지 계획이 사실상 철회됨에 따라 당분간 해외에서 유입되는 골프용품에 관한 규제는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세계 3대 골프용품 시장’이다. 시장의 규모가 큰 까닭에 여러 나라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의 활약은 미미하고 미국, 일본 브랜드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눈에 띄는 토종 브랜드가 드문 것도 아쉬운데 짝퉁(가품)이 기승이라 소비자의 피해가 적지 않다. 지난 3월 1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을 정도이다.


짝퉁 골프용품의 천국으로 불리는 알리익스프레스. 사진_알리익스프레스


짝퉁은 해외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에서 상당수 거래된다. 우리나라 ‘짝퉁 천국’ 오명을 쓴 쿠팡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비교하면 양반이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방침에 KC 미인증 제품 직구 금지 계획이 더해지며 우리나라 골프 시장에서 거래되는 짝퉁 골프용품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다. 아쉽게도 KC 미인증 제품 직구 금지 철회로 시장의 기대는 반감됐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는 탄력적이지 못한 분위기이다. 짝퉁 판매, 유해매체 유포 등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전자상거래법·공정거래법 집행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런데 여전히 해외 플랫폼에는 짝퉁 골프용품이 기승을 부린다.


테무에서 골프를 주제로 검색했을 때 등장하는 짝퉁 골프용품. 사진_테무 홈페이지


몇 안 되는 국산 브랜드도 타격


짝퉁 때문에 가장 큰 피해인 것은 소비자이다. 짝퉁인 것을 알고 구매하기도 하지만 모르고 구매해서 피해를 입는 소비자가 있다. 해외 플랫폼은 피해 구제가 원활하지 않아서 속을 끓이곤 한다. 브랜드도 타격이다. “죽 쒀서 개 준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만든 제품이 짝퉁 때문에 노력만큼의 대가를 얻지 못한다.


미국, 일본 브랜드 주도 속에서 경쟁하는 몇 안 되는 국산 브랜드의 타격도 안타깝다. 클럽 등 굵직한 것은 없지만 클럽 부품과 용품, 거리측정기 등 몇몇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국산 샤프트로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두미나(오토플렉스, 오토파워)는 짝퉁의 등장에 혀를 찬다. 두미나 정두나 대표의 말이다.


우리나라 두미나의 오토플렉스 샤프트 짝퉁이 판매되는 알리익스프레스. 사진_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거래되는 짝퉁 오토플렉스 샤프트는 겉보기에도 조잡하다. 성능은 더 형편없다. 골퍼들이 성능을 분간할 수 있는 수준이라 현재로서는 큰 타격이 없다. 짝퉁이 생겼다는 건 그만큼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의미이다. 이것을 위안으로 삼는다.”


누적 판매량 140만 개인 우리나라 엑스넬스코리아의 엑스넬스 컨트롤 골프티. 사진_엑스넬스코리아


두미나, 엑스넬스코리아 등 짝퉁에 눈물


100만 개 이상 팔린 골프티로 유명한 엑스넬스코리아도 짝퉁에 눈물을 흘린다. 2022년 7월 판매를 시작한 엑스넬스 컨트롤 골프티는 누적 판매 140만 개를 돌파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으로도 수출되는 효자 상품이다. 그런데 비슷한 제품부터 완전히 똑같은 제품까지 짝퉁이 수두룩하다. 제품 출시에 앞서 2022년 2월 4일 디자인 등록을 했는데도 짝퉁에 속수무책이었다. 중국에서 짝퉁이 만들어져 해외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온라인 쇼핑 업체도 판매할 정도이다. 디자인을 바꿔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자 짝퉁 업자들이 뒤따라서 골치이다. 엑스넬스코리아 박제용 대표의 말이다.


완전히 똑같이 만들어서 판매되는 중국의 짝퉁 골프티. 사진_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유통 시장 모니터링, 짝퉁 판매자 신고 등 브랜드 보호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지만 역부족이다. 짝퉁 판매와 구매는 기업이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 정체성을 잃게 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신뢰도 무너뜨린다. 나아가 유망 중소기업을 도산 위기에 빠트릴 수 있다. 짝퉁 근절을 위한 노력과 함께 앞으로도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다만 우리의 노력이 또다시 짝퉁이라는 문제와 마주할까 두렵다.”


새로운 컨트롤 골프티를 만들었지만 짝퉁이 다시 위협하고 있다. 사진_엑스넬스코리아


쿠팡, 알리익스프레스에 테무 가세


소비자와 브랜드 모두에게 피해인 짝퉁의 근절이 어려운 것은 왜일까. 바로 소비자의 구매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에 호응하며 짝퉁인 것을 알고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 거래되는 플랫폼의 제재가 약한 점, 해외 플랫폼은 대응이 쉽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쿠팡,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최근 테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며 짝퉁 문제는 더욱 커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해외 플랫폼 제재 방침이 정해지고 두 달이 지났다. 여러 부처가 공조하는 가운데 특허청·관세청이 짝퉁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짝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해외직구의 통관단계에서 적발을 강화하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이 후속 조치 후 결과를 회신하는 자정 시스템 도입을 추진 및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16일 한국지식재산보호원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디지털 커머스 그룹, 산하의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가 ‘위조상품 유통방지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골프를 주제로 검색했을 때 짝퉁 골프용품이 상당수 등장한다. 사진_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짝퉁 근절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가 잇따른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짝퉁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짝퉁의 활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세계 3대 골프용품 시장의 위상에 어울리는 건전성 확보를 위해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때이다.



*<마니아타임즈>와 <골프이슈>의 콘텐츠 제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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